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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만 갈래? 사진보다 더 아름다운 성이시돌 이야기

 

[제주N뉴스 = 여수진 기자]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목장 ‘성이시돌 목장’. 성이시돌 목장이 운영하는 우유부단은 제주도에서 소문난 카페다. 목장에서 만들어 파는 아이스크림, 우유 등 유제품은 양산우유와는 다른 고소함과 담백함이 있다.

 

청정 제주도에서 100% 유기농 목초와 사료를 먹인 젖소에게서 나온 우유. 누군가는 이곳에서 우유를 먹고 양산우유는 조미료가 들어간 것처럼 자극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제주도에서 가장 멋들어진 사진명소이기도 하다. 초록빛 일렁이는 초원과 오름, 파란 하늘. 그리고 말. 이들을 한 컷에 담기에 이곳보다 좋은 곳을 찾기도 힘들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사진을 찍고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소비하기에는 성이시돌 목장은 사연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제주도 목축업의 기틀을 다진 이를 기념하는 '성이시돌센터'와 제주도 천주교 성지 중 가장 아름답다는 새미은총의 동산을 놓치지 말자. 

 

#피폐한 제주도에 일용한 양식을..

 

성이시돌목장 가까이에는 성이시돌목장의 초석을 다진 사람은 아일랜드의 젊은 사제 패트릭 제임스 맥글린치 신부다. 한국명 임피제 신부다. 1954년 제주도에 왔을 때 임 신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특히 제주 역사상 최악의 살육전으로 기록된 4.3사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때였다.

 

 

“그때 제주도 사람들 너무 가난했어요. 4.3과 전쟁 때문에..매일 기도했습니다. 이 사람들 잘 살게 해달라고.”

 

“아버지. 계속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저는 아버지께 아직도 많이 의지하게 됩니다..”

 

임 신부가 본 제주도는 선교보다 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성이시돌목장은 그런 임 신부의 간절함이 담긴 곳이다. 제주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곳이다. 새별오름 인근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 1962년 비영리 사업체 ‘이시돌 농촌산업 개발협회’를 설립하며 지금의 성이시돌목장은 시작됐다. 이시돌은 스페인 농부이자 가톨릭 성인 이시도르(Isidore)에서 유래됐다.

 

 

#제주 목축업의 기틀을 다진 성이시돌목장

 

목축업이 발달된 아일랜드에서 넘어온 임피제 신부에 의해 제주도 목축업은 성장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흑돼지로 유명한 제주도지만 양돈업은 낙후됐다. 일명 똥돼지라는 불리는 흑돼지를 집에서 키우는 수준이었다.

 

“어느날 육지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새끼 밴 요크셔종 돼지 한 마리를 끌고 왔어요.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낄낄대며 웃었어요. 그 돼지가 낳은 새끼 열 마리로 가축은행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그때부터 아이들과 돼지공부를 시작했어요”

 

이후 제주도는 연간 돼지 3만마리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 양돈목장이 됐다.

 

임피제 신부는 제주 지역 여성들에게 일자리가 필요하는 생각에 한림수직사(1959년)를 조직했고, 한 신자가 빚 때문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신용협동조합을 세웠다. 제주도를 바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4H클럽을 조직했다. 4H는 ‘실천을 통해 배운다’는 취지 아래 설립된 세계적 청소년 단체로 지성(head), 지성(heart), 근로(hand), 건강(health)의 영문 머리글자를 의미한다.

 

#제주도 천주교성지..종교를 넘어  

 

 

성이시돌목장을 포함해 일대는 천주교성지로 조성돼 있다. 성직자 임피제 신부의 전시관이 있고, 천주교 순례길이 시작된다. 또한 글라라수녀원, 젊음의집, 이시돌요양원, 겟세마니동산, 새미은총의 동산, 십자가의 길, 금악성당 등이 주변으로 산재해 있다.

 

특히, 새미은총의 동산은 거대한 산책로로 생각할 수 있다. 성경을 압축한 시설물과 예수의 고행을 담은 십자가의 길과 이어져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만, 종교적 신념을 지우고 이곳을 방문해 본다면 사색과 마음을 평온을 찾을 수 있는 훌륭한 산책로다.

 

성인의 기록과 제주도 만의 천혜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새미은총의 동산에서 새로운 제주도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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