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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N 땅속탐험] 송악산 숭숭 뚫린 동굴...누가 만들었나

[제주N뉴스 = 황리현 기자] 화산 섬으로 알려진 제주도. 왕성했던 화산활동이 남긴 흔적들이 있는데 그것 중 하나가 바로 '동굴'이다. 약 180만년 전 화산활동의 긴 역사를 층층이 품고 있는 곳. 많은 이들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 오름을 찾지만 제주의 지층 속에 발을 디뎌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제주 모습과는 다른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동물의 모습에 여행의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제주N은 제주도의 숨은 매력 동굴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제주도에는 자연적인 지형에 따라 생겨난 천연동굴이 200여 개가 넘는다. 자연적 지형이 만들어 낸 동굴은 신비로운 대자연을 선사한다. 제주에는 신비로운 천연동굴 보다 인위적으로 만든 동굴이 더 많다. 바로 일제가 남긴 '진지 동굴'이다. 


제주도에는 무려 700여 개나 되는 진지 동굴이 있다. 진지 동굴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강제 동원해 해안 절벽을 뚫어 만들었다. 1945년 오키나와가 함락되고 미군의 본토 상륙이 임박하자 일제는 제주도에 진지 동굴을 만들기 시작했다.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에도 진지 동굴이 있다.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모여 만들어진 송악산은 서북쪽은 넓고 평평한 초원지대이고 서너 개의 봉우리가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를 볼 수 있고 한라산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송악산 무수히 많은 진지 동굴은 아픈 우리 역사의 시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송악산 진지동굴은 태평양 전쟁 중 열세에 몰린 일본이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아 일본군의 비행장 경비체계와 미군의 상륙작전에 대비한 방어 준비현장으로 60여개가 있다. 송악산 해안 절벽에 흉측스런 구멍이 생긴 것이다.

 


송악산 진지 동굴은 주로 1943년에서 1945년 사이에 만들어 졌는데, 크기도 다양하다. 송악산 북쪽 사면에는 총 길이 1km가 넘는 지네발 모양의 진지 동굴이 있다. 동굴의 입구가 23개나 된다. 이 진지 동굴은 셋알오름, 가마오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일제 진지 동굴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거센 파도와 강풍으로 굴 일부가 무너지는 등 훼손이 되고 있다.


송악산 해안 일제 진지 동굴은 지난 2013년 5월 1차 낙반 현상이 발생한데 이어 8월까지 4회에 이르는 낙반 현상이 발생해 동쪽 입구 동굴 2개가 완전히 함몰된 바 있다. 같은해 10월에는 동굴 3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자! '다트 투어리즘'

 


일제의 잔혹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다크 투어'가 제주 여행 코스로 인기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진지동굴을 비롯해 알뜨르비행장 등은 다크 투어리즘 관광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제주4.3 등 비극적인 역사현장을 코스로 묶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제주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담아두고 있는 진지동굴. 그 곳에서 척박한 섬 생활에 더해 수많은 수탈을 당하며 살아왔던 제주 도민의 아픔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