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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N터뷰]"수술 후 힐링찾아 이주결심..대중교통불편 걱정"

[제주N뉴스 = 황리현 기자] 서울에서 왔다는 김연선씨의 소식을 들은 것은 4월15일이었다. 여행을 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집을 구하러 왔다고 했다. 그녀와 연락해 다시 만난 것은 이틀 뒤였다. 영어교육도시에 년세로 집을 구했다고 했다. 통상 집을 구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번갯불에 콩구먹을 시간이었다. 그녀는 왜 이렇게 급하게 집을 구했고, 왜 제주도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녀가 생각하는 제주도는 어떤 곳인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N : 제주도에 와 본적이 있나요?

 

영선 : 제주는 총 3번 왔어요. 첫 여행 때는 카멜리아힐, 초코렛박물관, 소인국 박물관, 오설록 등을 마치 해외 관광코스를 돌 듯 빠르게 찍고 이동했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차라리 동남아 패키지 여행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태국을 갔는데 호텔도 더 좋았고, 사원도 더 멋있었어요. 음식도 맛있는데 가격도 저렴했다. 그렇게 2박3일을 보냈요.

 

두 번째는 일을 그만두고 사람이 많은 곳이 싫어 계획없이 급하게 내려왔어요. 내려와서 동행을 찾고 스케쥴을 함께 했어요. 성산일출봉, 우도, 월정리 해수욕장, 놀멘라면 등을 다녀왔어요. 제주를 사랑하게 된 것은 이때에요. 성산일출봉을 가면 몸이 짜릿해지는 기운이 느껴져요. 중국 황산도 다녀왔는데, 그 유명한 황산보다 강한 기운을 받았던 것 같아요. 휴가를 간다면 제주도를 가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게 됐어요.

 

 

제주N : 성산일출봉 외 기억에 남는 관광지가 있나요?

 

영선 : 우도에서는 백사장의 가벼운 모래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봤어요. 그 어느 관광지의 모래와 바다보다 훨씬 예쁘고 깨끗했어요. 우도는 전동차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예쁜 꽃들, 맛있는 땅콩아이스크림, 분위기있는 폐가까지 정말 완벽했어요. 우도는 잊을 수 없어요. 애월과 월정리도 너무 예뻤어요. 애월에 라면집인 놀멘과 근처 봄날카페, 월정리 해변카페에서 사진만 100장을 넘게 찍은거 같아요. 어떤 식으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와요. 나름 많은 나라를 여행했는데, 제주도는 어느 곳과 견줘도 빠지지 않는 아름다움과 오묘함이 있어요.

 

남자친구랑 왔던 세 번째 여행에서는 산방산온천과 거문오름을 간적이 있어요. 비가 오다가 말다하는 날씨였는데 거문오름이 주는 느낌이 오묘했어요. 걷다보면 꿈에서 걷는 것처럼 풀의 모양이 둥글고 색도 완벽한 초록색이 아닌, 이 세상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산방산온천은 나름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고, 노천탕에서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제주N : 이제 관광객이 아닌 제주도민이 됐다. 어떤 계기로 제주도에 내려올 결심을 하게 됐나요?

 

영선 : 갑작스레 수술을 하게 됐는데 그동안 내 삶도 돌아볼 겸 하던 일을 정리했어요. 학원사업을 했었어요. 수술 후 2~3개월은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일을 그만뒀어요. 수술 후 한달동안 밥먹고 자고를 반복했어요. 집앞 산책을 1시간 이상하면 어지러웠죠. 멍하니 티비를 보거나 책을 봤는데 멍한 상태로 책을 보니 이상하게 우울해졌어요. 이렇게 집에만 있을 바에는 새소리를 들으며 초록의 산이 보이는 곳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짐을 싸서 제주도로 내려온거에요. 다들 걱정할까봐, 그리고 사실 이런 현실을 도망가고 싶었어요. 제주도는 영어교육으로 유명하니 어쩌면 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제주N : 요즘 유행하는 한달살이를 하며 잠깐 쉬다갈 수도 있는데 1년 임대차계약으로 집을 구했어요. 영어교육도시를 집을 얻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영선 : 한달은 너무 짧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체력이 회복이 안돼 하루 중 오랜시간 움직이는 것은 무리라 제주를 충분히 느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했어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 일도 해야하니까 시간은 더 없을 것 같았어요.

 

어디서 살아야할까 인터넷으로 적당한 곳 몇군데를 찾아봤어요. 첫 번째 후보는 영어교육도시 내에 있는 오피스텔이었어요. 영어교육도시는 곶자왈로 둘러싸인 인적이 드문 곳이었어요. 가격이 적당하고 나중에 교육일을 하게 되면 여러모로 편리할 것 같았는데, 보고싶던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내륙이었어요. 또 저녁 8시면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아 불편이 예상됐어요. 주변에 마트나 시장, 놀 것이 없는데 교통이 편리한 곳은 아니었어요.

 

두 번째로 본 곳은 중문의 오피스텔이었죠. 숙소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죠.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잠을 자니 꿀잠을 잤어요. 주변에 맛집도 많고 관광거리도 여럿있었죠. 오일장도 바로 옆에서 열려 물건 구입하는 것도 편리했어요. 세 번째 후보는 서귀포 혁신도시의 오피스텔이었어요. 이마트도 있고, 도시스러운 느낌이었죠. 가까이 바다도 있었죠. 부동산에서는 나중에 과외하기도 좋게 대형아파트단지들이 많다고 추천해 줬어요. 하지만 내가 원하던 새소리 나는 제주도는 아니었어요. 아직 개발 중이라 공사 중인 곳도 많았고요.

 

제주N : 집을 알아보러 내려온지 3일정도가 지났습니다. 몇일 있어보니 생각보다 불편한 것들이 보일텐데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영선 : 치명적인 단점은 교통이죠. 서울만 살아보고 벗어나 본 적도 없어요. 서울의 대중교통의 그렇게나 훌륭했다고 생각이 들게 해 준 곳이 제주도죠.(웃음) 대중교통이 좋고, 교통난이 심해 서울에서는 운전을 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절실하게 차가 필요하게 됐어요. 제주도에서도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좋은 곳은 있죠. 하지만 그런 곳은 서울에 살 때와 큰 차이가 없는 환경이죠. 제주시내나 서귀포시내, 중문 같은 곳이요. 차많고 사람많고,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건물은 높고요. 저는 조금은 사람이 없고, 조용한 곳을 원했는데 차가 없으면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운전 연수를 받으려고 등록도 했고, 장기렌터카도 알아보고 있어요.

 

 

서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맛집과 영화관을 갈 수 있죠. 여자인 저는 손관리와 미용도 쉽게 받을 수 있죠. 심심하면 화장품가게에서 1~2시간 재미있게 구경도 할 수 있어요. 옷가게도 많아서 예쁜옷을 발견하면 쇼핑도 하죠. 저의 주말은 소비의 날이었어요. 대부분이 그렇듯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소비를 하죠. 하지만 제주도는 아니에요. 이제부터 저의 주말은 올레길과 함께 할거에요. 저녁에는 술을 줄이고, 할 것이 없으니 자격증 공부도 좀 해보려고요. 생각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적 의지로 밀고 나가려고요. 서울의 화려함과 편리함에 익숙한 인간은 목가적인 삶을 꿈꾸지만 막상 닥치면 무료해 하잖아요? 물런 저도 그래요. 온지 얼마 안됐지만 외롭고 답답한 부분들이 있어요. 친구들도 보고 싶고.

 

제주도에 오기 전부터 들은 것이 있어요. 제주살기에 환상을 품었던 많은 사람들이 무료함과 따분함으로 육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들을. 그래서 이곳에 온 목적을 계속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볼려고요. 무료하겠지만 나만의 시간들은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것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보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