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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차갑게 식은 제주살이' 7년2개월 만에 인구 순유출

[제주N뉴스 = 황리현 기자] #5년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던 A씨는 제주도 생활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임대료 상승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내린 결론이다. 건물주가 1800만원이던 임대료를 3600만원으로 올린 것이 원이다. 항만개발이 진행 중인 일대의 미래가치를 반영해 집주인은 인상을 원했지만 공사로 인해 손님이 감소하고 있는 A씨 입장에서는 받아드릴 수 없었다. 이전할 곳을 물색해 봤지만 수요 대비 임대료 부담이 컸다. A씨는 부산으로 올라가 예전 직장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월제주도를 떠나는 이주자가 제주도로 들어오는 이주자보다 많아졌다. 무려 86개월 만이다. 임대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주도를 떠나거나, 극도로 정적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예전의 터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정하는 등 사례는 다양하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제주도 인구 순이동은 -14명을 기록했다. 순이동은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수치다. 전입보다 전출이 많아진 것은 2012년 12월 -33명 이후 처음이다.

 

 

2월 6816명이 이주해 왔지만 6830명이 나갔다. 지난해 2월 제주도에는 6984명이 이주해 왔고, 6485명이 떠났다. 이주 온 사람은 줄고, 떠난 사람은 늘었다.

 

부동산 상승이 전입-전출 역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진입이 어려워졌고, 부동산 상승에 따른 임대료 상승은 체류 기간 연장을 막았다.

 

최근 제주도 부동산시장이 침체로 전환되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도 평균 주택가격은 3억1421만원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보다 집값이 비싼 곳은 서울(6억4422만원) 세종(3억2789만원), 경기(3억2016만원) 뿐이다.

 

부동산 침체는 주택·상가 임대료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주택과 상가는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등으로 활용되지만 과잉경쟁으로 유지가 쉽지 않다.

 

출산 등으로 생활환경의 변화가 생겼지만, 이를 충족하기 어려워 육지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처음 제주행을 결정했을 때 원했던 주거환경과 제주에서 살면서 처지가 달라지며 원하는 주거환경은 격차가 크다.

 

최근 2017년 제주도에서 출산한 B씨는 “자연을 찾아 제주도 외곽으로 내려왔는때는 좋은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나타났다. 아이 용품이나 병원, 교통, 문화시설같은 것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A씨는 우선 아이와 친정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A씨의 남편은 남은 일을 하면서 육지 복귀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제주시내, 서귀포시내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생활편의시설 등이 없어 극도로 정적인 제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편리함과 화려함을 찾아 육지로 다시 떠나는 수요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서귀포 낙원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육지의 경쟁에 지쳐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여유를 찾아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집을 많이 소개해 줬지만 이내 지루함을 느끼고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면서 “제주시내 등 몇 곳을 제외하면 제주도는 아주 정적인 곳이다. 한달살이와 같은 장기체류를 경험하고 이주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