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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제주

[제주N터뷰]제주이주 4년차 '하나만 빼면 만족스러운 삶'

[제주N뉴스 = 김용현 기자] 제주도 서귀포항 일대. 스쿠버 다이빙샵들이 모여있다. 서귀포항 바다는 제주도에서 스쿠버 다이빙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문섬에서 진입하는 바다 속은 산호로 가득하다. 어떤 다이버는 제주도 바다 속은 동남아나 오키나와의 바다보다 더 예쁘다고 한다. 다소 탁한 감은 있지만 바다 속에 채워진 형형색색의 산호는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서귀포항에서 다이빙샵 '언더더씨'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봉씨(36·남). 대전 출신인 그는 제주도에 내려온지 벌써 4년째에 접어들었다. 그의 제주도 생활에 대해 엿들어 봤다.

 

제주N : 제주도에 내려오기 전 대전에서의 삶은 어땠나요?

 

기봉 : 오늘 지나간 하루가 어제였는지 아니면 일주일전이었는지 모를 같은 하루의 연속이였어요. 매일 밤 하루를 복기하면 기억에 남는건 멍하니 바라보던 컴퓨터 모니터와 도로위에서 경쟁하는 차들 뿐이었어요.

 

제주N : 제주도 이주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매일같이 눈을 아프게 하던 하얗고 까만 모니터의 불빛이 아닌 바다에 반사되는 햇빛이 좋았고, 그 따가운 햇볕을 감춰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해줬던 하늘의 구름이 좋았습니다. 매일 같은 도로가 아닌 매일같이 다른 구름과 파도를 보면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가 지났음을 알게 되는 것이 좋아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제주N : 일자리(다이빙샵)는 서귀포항에 있지만 거주지는 중문이네요?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을 제주터전을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봉 : 회사에서 마련해준 숙소가 중문이었는데, 살다보니 마트, 도서관, 수영장등의 운동시설 등이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고, 한라산과 바다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어 집밖에 걸어만 나가도 늘 여행온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해주는 것이 좋아 이곳에 정착하게 됐어요.

 

제주N : 제주도 이주 전 어떤 것들을 가장 크게 고려했나요?

 

기봉 : 아는사람이라고는 한명도 없는 제주도에가서 내가 과연 외롭지 않을까? 내가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늦은 나이는 아닐까? 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한것 같아다. 하지만 그 걱정이 그동안 너무 쉴새없이 달려왔던 후유증 인것 같아 혼자됨에 그리고 실패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제주N : 이주 4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제주도로 이주하길 잘했다고 생각 들 때는 언제인가요?

 

기봉 : 처음에는 그냥 바다로 넘어들어가는 해만 보아도 좋았고, 그다음은 한라산 능성을 타고 넘는 구름만 봐도 좋았습니다. 지금은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작은것 이지만 내가 육지에 있을때와 다르게 바뀌었다는게 신기하고, 또 달라지는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습니다.

 

제주N : 반대로 다시 육지로 올라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인가요?

 

기봉 : 가끔 부모님을 만날 때입니다. 언제든지 기댈 수 있을 것 같던 넓은 뒷모습이 늙음이라는 것 때문에 이제 기댈 수 있는 곳이 필요하실 것 같이 느껴질 때, 내가 옆에서서 기댈 수 있는 곳이 되어드려야 하는건 아닌지 고민하게 돼요. 몸이 편찮으셔도 멀리있는 자식들 신경쓰인다며 병을 키우신다는 소식을 들을때면, 내 행복을 줄이면 부모님이 더 행복하실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하게 됩니다.

 

제주N : 살아보니 제주도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기봉 : 아무래도 육지에서 오래 살다보니 지인들도 모두 육지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조사에 참석하기가 어려워요. 그나마 경사는 미리 일정을 알 수 있어 참석하기가 그나마 수월하지만, 조사에 참석하기가 참 어렵죠. 금전적으로도 경사던 조사던 한번 참석하려면 하루 이상의 일정과 항공료만 비쌀때에는 2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해서 참석하기가 망설여 지는게 사실입니다.

 

제주N : 전체적인 제주이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요?

 

기봉 : 힘이 빠져가는 부모님 옆에서 보필할 수 없다는 걱정이 조금 있다는 것 말고는 대체로 만족한 제주도의 삶이에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낮잠을 자다가 햇볕의 눈부심에 찡그리며 깰 수 있고, 계곡으로 놀러가 눅눅한 치킨에 맥주한잔 할 수 있다는것이 좋습니다. 또 내가 다 자라서 정체된 어른이 아니라 아직 더 자랄 수 있는, 실패해도 배우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청년인것 같아서 행복 합니다.

 

 

제주N : 제주도 이주 선배로서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봉 :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것이 있다는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혼자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숲을 얻기위해 홍대의 화려한 길거리를 포기해야 하고, 높은 한라산을 뒷동산으로 갖기위해, 삼성동의 빌딩숲에 있는 좋은 직장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실패함을 걱정하기전에 도전해봤다는것에 대한 뿌듯함을 즐길 수 있을지를 먼저 신중히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