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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화가 이중섭이 사랑한 서귀포 구시가지 '이중섭거리'

 

[제주N뉴스 = 황리현 기자] 한 가족이 소달구지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그들이 기분이 좋아보인다. 소를 모는 남자는 고개를 젖히고 노래를 부르는 듯 하고, 뒤에 아이는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흡사 가족 나들이를 연상시킨다.

 

그림은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했던 화가 이중섭의 작품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이중섭은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제주도로 향한다. 전쟁통에도 불구하고 이중섭과 가족들은 나들이를 가는 듯 밝은 분위기다.

 

아마 그들이 가는 곳이 제주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은 1954년에 그려졌다. 1951년 제주도로 피난왔던 가족은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머물렀다. 생활고에 부인과 아이들은 1952년 일본으로 떠난다. 남겨진 이중섭은 2년 후 제주도를 향할 때 즐거움을 회상하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화폭에 담았다.

 

이중섭이 가족과 제주도에 머문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주도 서귀포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그의 생가가 남았있고, 그가 제주도를 사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중섭이 제주도에 머물던 1951년에 그린 ‘서귀포의 환상’이다. 아동용 성경책에서 보던 낙원의 느낌이 전해진다. 그가 본 제주도는 낙원과 비슷했을까? 그런 이중섭의 마음은 이중섭거리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남았다.

 

 

이중섭이 11개월을 지냈던 서귀포 구시가지는 이중섭으로 대변된다. 그곳에는 이중섭 생가가 있고, 이중섭 거리가 있다.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공원도 있다. 그가 곧 서귀포 구시가지다.

 

그런 이중섭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그가 살았다는 초가집을 찾아가 보자. 극도로 가난했다는 이야기와 달리 그리 작지 않은 집이다. 하지만 그의 집이 아니었다. 그는 초가집 오른쪽 구석 3평 남짓한 공간을 빌려 가족들과 살았다. 두 사람이 눕기에도 불편해 보이는 좁은 공간이다. 그가 얼마나 어렵게 생활을 하면서 명작을 남길 수 있었는지 상상해 본다. 가슴이 먹먹해 온다.

 

 

생가 뒤편으로는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 곳곳에 이중섭의 흔적을 그려넣었다. 이중섭을 상징하는 소 그림과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한 은화지 등 다양한 이중섭의 그림이 전시돼 있고, 그의 생애를 담아놨다. 그의 그림은 소와 가족이 절대적이다. 그가 왜 담배갑 은지에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는지, 정신병에 가까운 가족을 향한 애정은 어느정도였는지 미술관에서 느낄 수 있다.

 

 

이중섭거리는 제주도의 어제와 오늘이 교차한다. 이효리 덕분에 유명세를 탄 구제주의 서귀포판이라고 할까. 서귀포시의 과거를 틀로 해 현재의 트랜디함이 교차한다. 낡은 극장과 형형색색의 카페와 빈티지샵들이 교차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운의 천재 화가 이중섭은 1951년 1월 제주도 서귀포로 넘어와 그해 12월 떠났다. 1년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서귀포 구시가지에 영원할 문화적 유산을 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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