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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지혜篇④]소담소담했던 제주도 한달살이..'따뜻했던 그곳'

[제주N뉴스 = 최지혜 시민기자]  제주도의 대중교통은 생각보다 잘 돼 있다. 제주도 외곽 둘레 도로를 따라 버스노선이 연결돼 있다. 섬 안쪽은 버스로 이동하기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해안가를 따라가는 여행은 과거보다 불편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머물던 숙소에서는 202번, 282번을 타고 바다를 따라 이동해서 서귀포항, 중문, 산방산, 모슬포, 협재, 애월까지 안가는 곳은 없다. 다만 버스 주기가 30 분 간격으로 올 때도 있으므로 버스시간 앱은 필수지만 종종 이마저도 틀릴 때가 왕왕 있다. 내린 자리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바로 갈아탈 수 있지만 다음 버스가 오는 시간은 복불복이다. 운이 좋으면 바로 오고, 나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외출에서는 한림수목원도 보고, 전분공장을 개조한 핫플레이스 앤트러사이트도 들리고, 동굴탐험도 계획했으나 막상 땡볕에 정류장에서 내리니 카페로 순간이동 하고 싶어졌다. 내리자마자 내 눈에 포착된 가게가 하나 있으니 바로 ‘서쪽가게’였다.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장면이 같이 놓여있으면 이야기를 만들 듯 오브제도 두가지 이상의 오브제가 어울릴경우 어떤 이야기를 야기하는 듯 했다. 알록달록 태국, 몽골, 인도, 남미 등등 각자 다른 나라에서 온 물건들이 한데 어울려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나를 매혹하는 것 같았다. 결국 물건들에 홀려서 짠순이로 소문난 내 지갑은 열리고 말았다. 가게를 통째로 다 갖고 싶었지만 소박하게 나무도장 하나와 작은 고체향수 2 마리를 구입했다.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벌써 2 층에서 치맥파티가 계속 되고 있었다. 타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신선한 재미다. 때문에 제주 내려온 후 한동안 논스탑 알콜 섭취 중인 것 같다. 오고가는 이야기가 맛있으니 술도 잘 넘어간다.

 

한참 이야기가 오고 가다 다음날 우도에 동행하기로 했지만 아쉽게도 다음날 늦게 출발하는 통에 행선지를 마라도로 변경했다. 마라도까지 왕복 티켓은 13000 원정도인데 신분증을 꼼꼼히 확인하는게 신기했다. 마라도에 내리니 계단을 오르자마자 짜장면 집이 즐비했다.

 

광고 전에 유명해진 건지 광고 덕에 뜬 건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오동통한 톳이 들어간 짜장면이 꽤나 맛났다. 톳 한 봉지에 10000 원정도하는 것 같았는데 그 때 안사온 게 지금 좀 후회된다. 마라도를 한 바퀴 도는데는 1 시간 정도 소요했을까, 우리 사진도 찍고 모르는 아지메 사진도 찍어주고 '니캉내캉 좋아좋아' 설렁설렁 바람 쐬며 내려오니 배가 도착할 즈음이였다.

 

배를 타고 다시 돌아와 차귀도로 향했는데 아쉽게도 매운탕이 기가막혔다는 땡땡식당은 낚싯배가 먼져 떠났다고 해서 다른데로 배낚시를 예약했다. 한사람당 10000원~13000 원정도. 건조를 위해 종잇짝처럼 널려있는 오징어를 구경하다 시간이 되자 열 다섯분 정도가 함께 한 배에 동승했다.

 

 

넘실거리는 바다에 속이 울렁거려서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다행히 나는 같이 갔던 친구덕에 미리 멀미약을 챙겨 먹고 배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대는 어릴 때 한번 잡아보고 처음 잡아보는 거라 잡는 자세도 어색했지만 한 꼬챙이에 새우를 두세개씩 끼워가며 열심히 했더니 고등어 두마리를 잡았다. 배에서 선장님이 회를 쳐주셔서 먹고, 잡은 고기는 동일한 식당에서 6000 원추가하면 매운탕을 끓여주신다고 했다. 소담소담에서 저녁식사가 예정되어 있어 매운탕은 아쉽게도 맛보지 못했지만 배멀미한 사람도 한번에 낫게 한다고 하니 맛이 일품인가보다.

 

 

일을 하기로 내려왔으나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제주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어졌다. 결국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지 않나. 제주도에서 일을 찾아볼 생각도 했지만 직업군이 다양하지도 않고, 육지와 급여차이가 크게 났다. 그럼에도 거주비용은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 제주도는 너무 아름답고 좋지만 삶의 터전으로 삼기에는 여러 고민을 해봐야 한다.

 

생각하지 못했던 제주도 장기체류. 직장인으로 살아보려던 처음 의도하고 다르게 관광객이 된 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제주도의 모습. 짧은 기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소중한 추억도 만들었다. 남은 기간동안 또 어떤 일이 있을지 설레기도 한다. 제주도는 나에게 기분 좋은 느낌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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