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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다이어리 제주]소담댁의 제주 체류기① '육지것에 대한 텃새'

소담댁은 2018년 3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 정착한 새내기 입도민이다. 그녀는 현재 중문관광단지 인근에서 여성전용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가 좋아 제주에 정착했고,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꿈꿔봤던 셰어하우스(또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됐다. 이곳에서는 그녀가 제주도에서 살면서 체험담과 셰어하우스 이용자들의 사연을 담을 예정이다.(편집자주)

 

 

"애기엄마~ 애기엄마~ 있어?" 

 

아침부터 낯선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온다. 잠옷 차림에 헐레벌떡 나가 보니 집주인 할머니시다. 온전한 현관문은 폼으로 놔두시고 주방 테라스 창을 통해 당당히 집안으로 들어오셨다. 순간 너무 화가났다. 이건 무단침입이잖아!!!

 

아침부터 날 화나게 만드신 이 분. 이 분은 뉴질랜드 머물고 계신 집 주인 할머니시다. 한국에 볼 일이 있으셔서 한 달간의 일정으로 나오셨고 마침 지난 여름 태풍에 망가진 빗물받이 공사를 위해 어제도, 오늘도 우리 집에 오셨다.

 

우리 부부는 제주도 중문에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임대를 받아 시작했는데 즐겁게 즐기고 있는 중이다.

 

무턱대고 들어오신 할머니가 2층 방에서 짐을 찾을 것이 있단다. 아니 손님이 머물고 있는 방을 막무가내로 들어가시겠다고 우기시니 미칠노릇이다. 주인할머니 왈 "내 집인에 내가 내 짐 찾으러 왔는데 왜 못 들어가!!!"

쾅! 머리가 한대 맞은 것처럼 띵하다. 주인이라서 내 집이라서 아무때나 막 들어와도 된다는 논리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한참 실갱이 끝에 결국 2층 방에는 들어가지 못하셨다. 짐을 찾지 못한 것이 분이 안풀리셨는지 이제는 괜한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폭언 아닌 폭언과 분풀이를 하시고 현관으로 나가셨다. 할머니의 폭풍 폭언과 잔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집, 뒷집, 옆집 ㅎㅎㅎ 이 동네 할머니, 할어버지는 이제 우리 부부의 존재를 확실히 아셨을듯 하다. 여기서 느끼지는 이질감 ㅜ.ㅜ 육지것에 대한 텃새.

 

우리 부부는 결혼 2년차 신혼이라면 나름 신혼을 즐기고 있는, 그리고 제주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부부다. 서울에서의 오랜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제주에 내려온지 남편은 3년차, 나는 1년이 돼 간다. 우리 부부는 환상의 섬이라 불리는 제주에서 환상같은 삶을 살기 위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 녹록지 않다. 아직도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 서울의 끄나풀을 유지하고 있으며 언제든 이 곳에서의 삶은 정리할 수도 있단 마음도 있다. 

 

남편은 처음 제주에 내려와 고깃집을 했다. 하지만 망했다.ㅎㅎ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함께 시작한 것이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다. 올해 4월부터 시작한 셰어하우스는 지금까지 만실인 것을 보면 나름 괜찮은것 같다.

 

제주에서 무엇을 하겠다고 정하고 온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제주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잠들기 전 개구리 울음 소리가 좋고 아침에 눈 뜨기 전 새소리가 좋다. 그리고 마당에서 초록 나무를 한껏 보며 마시는 모닝 커피가 좋다. 전쟁같은 출근 길에 차 안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와는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이런 날은 서울의 내가 살던 아파트 경비아저씨, 세탁소 아저씨, 수선집 아줌마가 그립다.

 

그리고 주인 할머니 저 아줌마는 맞지만 아직 애기엄마는 아니예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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